대한미래저널

김정우 칼럼(5) 선악과와 기술의 진보

무한한 지식 확장 속 인간의 청지기적 책임

이금로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26/07/04 [16:25]

김정우 칼럼(5) 선악과와 기술의 진보

무한한 지식 확장 속 인간의 청지기적 책임

이금로 대표기자 | 입력 : 2026/07/04 [16:25]

 

에덴동산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인간을 시험에 빠뜨리기 위한 함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경계를 일깨우는 상징이자, 인간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지닌 존재임을 보여주는 표지였다. 그러나 인간은 창조주의 질서를 벗어나 스스로 하나님이 되고자 하는 욕망에 이끌려 선악과를 먹었다.

 

수천 년이 지난 오늘, 이 오래된 이야기는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나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을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방대한 지식과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손에 넣었고,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기술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동시에 '무엇이 가능한가'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더 어려운 질문 앞에 서게 됐다.

 

지식은 늘었지만, 지혜까지 성장한 것은 아니다

 

공학적으로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확률적으로 가장 적절한 답을 찾아내는 뛰어난 계산 시스템이다. 그러나 아무리 정교한 알고리즘이라도 인간의 영혼까지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AI는 사랑과 헌신, 희생과 용서를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를 그대로 학습한다. 그 안에는 인류의 위대한 지혜도 있지만 혐오와 차별, 거짓 정보와 폭력성도 함께 존재한다. 결국 AI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명의 거울일 뿐이다.

 

아우슈비츠 생존자인 에디스 에거가 절망 속에서도 용서를 선택했던 이유는 계산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양심과 공감, 그리고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였다.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체휼적 공감'을 연산할 수는 없다.

 

지식이 많다고 반드시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정보가 늘어난다고 윤리가 함께 성장하는 것도 아니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AI의 성능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성숙함이다.

 

기술의 주인은 인간이어야 한다

 

성경은 인간의 문제를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에서 찾는다.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야고보서 1장 14절)

 

최근 AI 업계에서도 이러한 고민은 현실이 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법적 통제 없는 대규모 감시 시스템과 자율 살상 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조직을 떠났다. AI가 인간의 생사까지 판단하도록 맡기는 순간, 우리는 기술을 사용하는 존재가 아니라 기술에 권한을 넘겨주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발전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를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에 대한 윤리적 질문이다.

 

기술은 언제나 중립적이다. 그것을 선하게 사용할지, 파괴적으로 사용할지는 결국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리는 이제 "만들 수 있는가(Can)?"라는 질문에서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 중요한 질문은 "만들어야 하는가(Should)?", 그리고 "이 기술이 사람을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가?"이다.

 

기술은 인간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을 돕는 도구여야 한다. AI는 청지기의 손에 들린 쟁기가 될 수도 있지만, 욕망에 사로잡힌 손에서는 또 하나의 선악과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AI가 아니다. AI를 사용하는 인간의 가치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뛰어난 알고리즘이 아니라 더 성숙한 윤리의식이다. 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더 깊은 책임감이다.

 

무한한 지식의 시대에도 인간을 가장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모든 것을 아는 능력이 아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타인을 위해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겸손과 사랑이다.

 

수백억 개의 연산이 초당 이루어지는 시대에도 차가운 데이터 위에 생명의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인간뿐이다.

 

우리가 만든 눈부신 기술이 인류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선악과가 될 것인지, 아니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생명의 도구가 될 것인지는 결국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AI 시대는 기술의 시대이기 이전에, 인간의 품격을 시험하는 시대다.

 

*본 칼럼은 생성형 인공지능(ChatGPT, Gemini 등)을 활용해 자료 정리와 초안 작성에 도움을 받았으며, 내용 검증과 최종 집필 및 책임은 전적으로 필자에게 있습니다.

 

▲ 김정우 AISMP 대표    

 

김정우

AISMP 대표이사

육군 정보통신 소령 예편

정보통신공학 박사 수료

AI·디지털전환 전문 연구자

 

*본 칼럼은 경기남일보의 공식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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