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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언제나 인간의 선택과 책임이 뒤따르는 비극이었다. 구약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전쟁 역시 인간의 탐욕과 신앙, 용기와 두려움, 정의와 죄성이 충돌하는 실존의 현장이었다. 그 가운데 소년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향해 던진 물매는 당시의 군사력으로는 초라한 무기였지만, 승패를 결정한 것은 무기의 성능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신뢰와 인간의 책임 있는 결단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전혀 다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전장의 정보를 분석하고 목표를 식별하며, 나아가 인간의 개입 없이 공격을 수행하는 자율 살상 무기 체계(LAWS)의 핵심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이제 전쟁은 인간이 직접 방아쇠를 당기는 시대를 넘어,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생명을 겨누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인간의 양심을 대신할 수 없는 알고리즘
기술은 인간의 능력을 확장할 수 있지만 인간의 양심을 대신할 수는 없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지만, 그 결정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질 수는 없다. 무고한 민간인의 생명 앞에서 갈등하고, 전쟁의 참상을 마주하며 눈물을 흘리는 인간의 공감과 양심은 알고리즘으로 계산될 수 없는 영역이다.
오랫동안 국제사회는 무력 사용의 윤리를 설명하기 위해 '정당한 전쟁(Just War)' 이론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AI가 정보전과 심리전, 자율 무기 운용까지 수행하는 오늘날에는 기존의 윤리 체계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과제가 등장하고 있다.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는 AI, 자동으로 표적을 선정하는 알고리즘, 그리고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전투 시스템은 전쟁의 문턱을 더 낮추고 인간의 책임감을 희미하게 만들 위험성을 안고 있다.
최근 교황 레오 14세를 비롯한 여러 종교 지도자와 세계의 AI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존엄성과 평화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사용돼서는 안 되며, 강력한 윤리적 통제와 국제적 규범이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AI의 발전은 멈출 수 없지만, 그 방향을 결정하는 책임은 끝까지 인간에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주권은 기계가 아닌 인간의 책임이다
성경은 전쟁의 본질을 분명하게 선언한다.
"또 여호와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아니함을 이 무리에게 알게 하리라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인즉 그가 너희를 우리 손에 넘기시리라."(사무엘상 17장 47절)
이 말씀은 아무리 뛰어난 무기와 기술을 보유하더라도 역사의 주권과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선포한다. 따라서 인간이 생사여탈의 권한을 스스로 도덕적 책임을 질 수 없는 기계에 넘겨주는 것은 기술의 진보 이전에 인간 존엄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성경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Imago Dei)대로 창조된 존재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생명에 관한 판단은 계산의 효율성이 아니라 책임과 양심, 정의와 자비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이 기술을 통제해야지 기술이 인간의 도덕적 판단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자율 살상 무기의 국제 규범과 AI 거버넌스를 논의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군사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문명의 미래를 결정하는 윤리적 과제이다. AI가 인간을 보호하는 기술이 될 것인지, 인간을 위협하는 기술이 될 것인지는 결국 우리가 어떠한 가치 위에서 기술을 설계하고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가 지금 선택해야 할 길은 전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경쟁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기술의 질서를 세우는 일이다. AI는 인간을 대신하는 주인이 아니라 인간을 섬기는 도구가 돼야 한다. 기술의 발전이 아무리 빠르더라도 생명의 존엄과 평화라는 기준은 결코 변할 수 없다.
기계에 쥐여준 방아쇠를 다시 인간의 책임 아래 돌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인간의 탐욕이 아니라 정의와 사랑이 기술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디지털 문명이 마주한 가장 중요한 윤리적 과제이며,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맡기신 청지기의 사명을 지키는 길이다.
전쟁을 최적화하는 알고리즘보다 평화를 실천하는 양심이 인류의 미래를 지켜낼 것이다.
김정우 AISMP 대표이사 육군 정보통신 소령 예편 정보통신공학 박사 수료 AI·디지털전환 전문 연구자 E-mail : woo0905@gmail.com 홈페이지 : https://aism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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