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미래저널

[기자수첩] 20개월 멈춘 제2용서고속도로, 이제는 ‘행정의 시간’을 설명해야

국토부 “관계 기관 협의·검토 거쳤다”지만 구체적 지연 과정은 여전히 의문…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닌 명확한 사업 로드맵

이금로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26/08/19 [16:08]

[기자수첩] 20개월 멈춘 제2용서고속도로, 이제는 ‘행정의 시간’을 설명해야

국토부 “관계 기관 협의·검토 거쳤다”지만 구체적 지연 과정은 여전히 의문…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닌 명확한 사업 로드맵
이금로 대표기자 | 입력 : 2026/08/19 [16:08]

▲ 이금로 대표기자    

 

용인과 경기남부 주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제2용서고속도로 사업이 마침내 민자 적격성조사 단계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업 추진의 첫 단추가 끼워진 것보다 먼저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왜 민간 투자사업 제안서가 접수된 뒤 20개월이 지나서야 KDI에 민자 적격성조사가 의뢰됐느냐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제2용인~서울 고속도로 민간 투자사업은 2023년 12월 현대건설 등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사업 구간은 용인시 성복동 서수지TG에서 성남시 금토동 금토TG까지 9.6㎞, 왕복 4차로다. 총사업비는 8482억 원이며, 개량운영형 BTO 방식으로 60개월간 건설한 뒤 25년간 운영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 민자 적격성조사를 의뢰한 시점은 2025년 8월이었다. 제안서 접수 이후 약 20개월이 흐른 뒤였다.

 

30일 원칙과 20개월의 간극, 무엇이 있었나

 

물론 대규모 민간 투자사업에 대한 행정기관의 사전검토는 필요하다. 국토부는 제안 내용에 대해 관계 기관 협의와 관련 개발계획 및 상위 계획과의 부합 여부, 재정 여건 등을 검토한 뒤 민자 적격성조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검토의 필요성이 아니라 그 검토에 걸린 시간과 과정이다.

 

국토부가 제출한 현행 「민간 투자사업 기본계획」 제94조는 주무관청이 제안 내용을 관계 기관과 협의하고 관련 계획과의 부합 여부 등을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자료가 미비하거나 사업계획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제안자에게 보완을 요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95조는 제안서가 형식적 요건을 갖추고 관련 법령과 정책 등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경우, 원칙적으로 제안서 접수일로부터 30일 이내 공공투자관리센터 등에 제안 내용 검토를 의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완을 요청했다면 보완이 완료된 날부터 30일 이내가 기준이다.

 

따라서 이번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국토부가 규정을 위반했다’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다. 30일 이내 의뢰를 규정한 제도와 실제 20개월이라는 처리 기간 사이에 어떤 행정적 과정과 판단이 있었는지를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관계 기관 협의와 검토를 거쳤다고 밝혔지만, 20개월 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을 검토했으며 어느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됐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행정기관 내부의 검토와 협의는 행정의 당연한 과정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장기간 이어졌다면 그 이유 역시 행정의 책임으로 설명돼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니라 ‘로드맵’이다

 

제2용서고속도로는 아직 사업 추진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 현재 KDI에서 민자 적격성조사가 진행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진다.

 

민자고속도로 사업은 제안·접수 이후 민자 적격성조사와 전략환경영향평가, 제3자 제안 공고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협상과 실시협약, 실시설계 및 승인, 공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속도만이 아니다. 각 단계가 언제 시작되고 언제까지 진행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현행 기본계획은 민자 적격성조사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검토 착수 후 270일 이내 완료하도록 하고, 최장 1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미 제안서 접수 후 20개월을 기다린 시민들에게 또다시 막연한 ‘검토 중’이라는 설명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국토부는 우선 지난 20개월 동안의 검토 과정과 지연 사유를 투명하게 설명하고, 이후에는 KDI 조사 완료 시점과 전략환경영향평가, 제3자 제안 공고 등 후속 절차의 예상 일정과 책임 주체를 담은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사업의 경제성과 환경성, 교통수요 등을 충분히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 타당성이 부족하다면 사업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 반대로 타당성이 확인된다면 불필요한 행정 지연으로 또다시 시간을 허비해서도 안 된다.

 

제2용서고속도로는 단순한 도로 건설사업이 아니다. 용인과 성남을 비롯한 경기남부의 광역 교통망을 보완하고 기존 용인~서울고속도로의 교통 부담을 분산하기 위한 사업이다. 주민들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과 직결된 생활 인프라다.

 

행정 기관에게 20개월은 검토와 협의의 시간일 수 있지만, 시민에게 20개월은 매일 도로 위에서 감내해야 했던 시간이다.

 

그래서 이제 정부가 답해야 할 것은 ‘왜 늦었느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앞으로 어떻게, 얼마나 투명하고 신속하게 진행할 것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행정의 신뢰는 사업을 무조건 서두르는 데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검증은 철저하게 하되, 그 과정과 일정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해진 절차 안에서 책임 있게 추진할 때 만들어진다.

 

20개월의 시간이 이미 흘렀다. 이제 제2용서고속도로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기다림이 아니라 시민이 확인할 수 있는 행정의 시간표다.

 

발행인 이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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