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미래저널

[기자수첩] 지방의회법, 이제는 ‘독립’ 다음을 말할 때다

국회 89개 조항 담은 제정안 발의…경기도의회 TF도 입법 대응 본격화

조직·인사·예산 자율성 확보 넘어 ‘권한에 걸맞은 책임’ 논의해야

이금로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26/08/21 [18:29]

[기자수첩] 지방의회법, 이제는 ‘독립’ 다음을 말할 때다

국회 89개 조항 담은 제정안 발의…경기도의회 TF도 입법 대응 본격화

조직·인사·예산 자율성 확보 넘어 ‘권한에 걸맞은 책임’ 논의해야
이금로 대표기자 | 입력 : 2026/08/21 [18:29]

▲ 이금로 대표기자    

 

지방의회법 제정 논의가 본격적인 입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13일 신정훈 의원이 지방의회의 조직과 운영 등을 규정한 지방의회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지방의회가 요구해 온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제정안은 11개 장, 89개 조항으로 구성돼 지방의회의 지위와 조직, 의원의 신분, 이해충돌 방지 등 지방의회 운영 전반을 담았다. 현재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법」에 일부 규정된 틀 안에서 운영돼 조직·인사·예산 등에 대한 자율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지방의회 조직권·예산권 확보가 핵심

 

지방의회법 제정의 핵심은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실질적으로 견제하고 주민 대표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특히 자치입법권과 예산권, 조직권, 인사 운영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사권 독립 이후에도 의회가 자체적으로 조직을 설계하거나 필요한 정책 지원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는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역시 이런 문제의식 아래 지난 7월 의장 직속 ‘지방의회법 제정 추진 TF’를 출범시켰다. 최근 제2차 회의에서는 자체 조직권과 예산 편성권, 인사 운영 및 감사제도 등 의회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국회 입법과 경기도의회 TF 대응 주목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이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된 것도 지방의회법 제정 논의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도의회 차원의 대응을 넘어 전국 지방의회의 목소리를 모아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역할까지 맡게 됐기 때문이다.

 

지방의회법이 제정되면 지방의회는 조직·인사·예산 등 운영 전반에서 더 독립적인 기반을 갖출 수 있다. 그러나 법률이 만들어진다고 지방의회의 경쟁력과 의정활동의 질까지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권한 확대’만큼 ‘책임’도 커져야

 

여기서 지방의회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무엇을 더 달라’는 요구를 넘어, ‘그 권한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다.

 

지방의회가 집행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주민을 제대로 대변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조직과 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주민의 눈에는 ‘권한을 더 가진 의회’보다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는 의회’가 더 중요하다.

 

조직권과 예산 편성권이 확대된다면 의회사무처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지, 의회 예산을 어떻게 투명하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정책 지원 인력 확대 역시 단순한 인원 증가가 아니라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의원들의 전문성과 윤리성을 강화하고 의정활동을 주민에게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뒤따라야 한다.

 

독립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의회법,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지방의회법은 지방 의원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기 위한 법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주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법이어야 한다.

 

동시에 지방의회 자신도 달라져야 한다. 권한이 부족해서 할 수 없었던 일과 권한이 있었지만, 하지 못했던 일을 구분하고, 법 제정 이후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국회 발의안과 경기도의회 TF 논의가 본격화한 지금이야말로 지방의회가 ‘독립’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다.

 

지방의회법이 지방의회의 ‘독립’을 보장하는 법이라면, 이제 지방의회 스스로 그 독립을 감당할 준비가 됐는지도 보여줘야 한다.

 

결국 지방의회법의 성패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순간이 아니라 법 시행 이후 주민들이 “지방의회가 달라졌다”고 체감하는 순간에 판가름 날 것이다.

 

발행인 이금로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